관곡지 연꽃 앞에서
삶의 숨결이 깃든
싱그러운 호조벌은
비 오는 날의 수채화

관곡지 진흙 속에서
한 잎 또 한 잎의 맑음으로
찬란하게 연꽃이 핀다

진흙에서 나와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곱고 눈부시게 솟아나는 너

비가 와도 물에 젖지 않고
초록 속살 빈 가슴에 모아 두었다가
수정으로 토해내어
이슬도 머금지 않는다

끝 간데없이 펼쳐진
관곡지 연지에는 희고 맑은
아름다운 너의 영혼이 배어 있다

세상이라는 연못에서
오욕에 물들지 않고
은은한 미소 띠는 이는
아마 너밖에 없으리
*관곡지(官谷池):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 있는 연못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농학자였던 강희맹(1424~1483)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이곳에 심은 뒤 널리 펴지자, 이 지역을 연꽃의 마을 ‘연성’이라 불렀다고 한다. 관곡지 주변 들판에 조성된 연꽃테마파크 2만 6천여 평 규모의 들판에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피는 수련과 다양한 연꽃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연꽃은 오전 6시부터 서서히 꽃잎을 열기 시작해 9시에서 11시 사이에 만개하므로 가급적 오전 중에 가는 것이 좋다. 연꽃 구경 후 근처에 조선 경종 때 만든 간척지인 너른 호조벌을 바라보며 보통천을 따라 호젓하게 산책하기 좋다. 서해선 시흥시청역에서 5번 버스를 타고 연꽃테마파크 농업기술센터에서 내리면 된다.

[여계봉 대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