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신승철기자= 서울 송파구 삼전동 빌라 밀집 지역에서 최근 빌라 매매가와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이 지역 연립·다세대 주택의 월평균 매매 건수는 28.8건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8.8건으로 34.8% 늘었다. 거래 가격도 지난해 8월 평균 3억8700만원에서 최근 5억64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변화는 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특히 삼전동은 강남권과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고 재개발 기대감이 있어 젊은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과 비교해 젊은 매수자가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지방에서 이주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청년층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워지자 빌라 매입으로 눈을 돌렸다. 아파트 갭투자(전세와 매매가 차이를 이용한 투자)가 제한되면서 적은 자금으로 개발 가능성이 있는 빌라를 매수하는 경우가 늘었다. 일부 매수자는 “유튜브를 보고 왔다”고 말할 정도로 온라인 정보를 참고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다만 이 지역은 아직 정비구역 지정이나 구체적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공인중개사들은 주민 동의서를 모으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삼전동 빌라 매수 과정에서는 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집을 사주는 사례가 흔하다. 공인중개사들은 “청년들이 혼자 방문해 거래하는 경우는 드물고, 부모가 대신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모 찬스를 활용해 강남 인근에서 주거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편,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크다. 골목 곳곳에 ‘모아타운 반대’, ‘투기하는 순간 망한다’는 스티커가 붙어 있고, 일부 공인중개사 사무실 외벽에는 ‘모아타운은 투기다’, ‘분담금 감당할 수 없다’는 문구의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반면, ‘삼전동에 명품 브랜드 아파트를 짓겠다’는 내용의 플랜카드도 걸려 있어 개발에 대한 찬반 양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공인중개사들은 빌라 주민과 신규 매수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고 보고 있다. 기존 월세 수입에 의존하는 주민들은 재개발을 반기지 않는 반면, 빌라를 매입한 젊은 층은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로 전환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현재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차이)이 크게 벌어져 추가 매수세가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중개사는 “갭이 1억~2억에서 심한 경우 5억까지 벌어져 앞으로 10년 이상 재개발이 진행될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권 주거 시장에서 청년층의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빌라와 같은 비아파트 주택으로 눈길이 쏠리는 현상은 지역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젊은 세대의 주거 전략을 보여준다. 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남 인근 입지와 상대적 저렴함 때문에 빌라 매수가 증가하는 것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