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김애란(1980~ ) 인천 출생으로 2002년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등단하였고 동인문학상, 김유정 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고 작품집으로 ‘바깥은 여름’, ‘비행운’ 등 다수가 있다. 이 작품은 김애란의 소설집 ‘침이 고인다’에 첫 번째로 나오는 작품이다. 유년기부터 청년기까지 이어지는 청년 주인공의 삶의 중심에 피아노를 등장시켜 어렵고 힘든 삶이지만 그 척박함 속에서도 희망과 자존감만은 잃지 말고 살자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주인공의 집은 어머니가 만두가게를 운영하여 생계를 유지한다. 다행히 어머니의 만두가게는 장사가 잘되었고, 어머니는 주인공이 생각하기에는 격이 맞지 않아 보이는 피아노를 사서 주인공에게 치게 한다. 부모님 시대의 사회적 성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물건이 피아노로 피아노가 있는 집은 잘사는 집으로 인식이 되었는데 아마 어머니는 주인공에게 피아노를 꼭 배우게 하고 싶었던 듯하다.
그런데 전혀 어울리지 않게 피아노는 만두가게 한구석에 놓인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이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며 기뻐한다.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가계가 어려워지자, 주인공의 집은 서울 변두리 반 지하 셋방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그런데 어머니는 꼭 피아노를 가지고 가자고 한다. 언니도 피아노를 가지고 간다는 사실을 이사하는 날 알았다. 결국 주인공은 셋방에 피아노를 가지고 가고, 걸맞지 않은 물건에 건물 주인은 놀라며, 피아노를 절대 치지 말라고 한다.
주인공 ‘나’는 서울권 대학에 합격했으나 가난으로 인해서 학교를 쉬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쓰고, 학비를 모으고 있는 상태다. '계절은 느릿느릿 지나가고, ‘우리의 청춘은 너무 환해서 창백해져 있었다’는 작품의 문장을 통해 주인공의 고달픈 청춘 시절을 바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집이 집을 보수하는 공사 소음이 들린다. 내게는 피아노를 치지 말라고 해놓고 자기의 공사는 시끄럽기만 하다. 세입자에게 전혀 배려가 없는 주인에 대한 반발심에 피아노를 한 음, ‘도’를 친다. 그런데 주인이 찾아와 피아노를 쳤냐며 따진다. 자신들은 공사를 해서 소음을 발생시키면서도 세입자가 고작 피아노 한 음을 쳤다고 쫓아온 거다.
저녁부터 내린 폭우로 반지하방에 물이 새어 들어오고 야근 때문에 늦어지는 언니를 기다리며 물을 닦아 내던 중 술에 취한 언니의 옛 애인이 찾아와 잠이 들어버린다. ‘나’는 빗물이 잠기는 반지하방에서 피아노를 치며 잠이 든 언니의 옛 애인을 바라본다. 피아노는 엄마에게도 그렇고 주인공인 ‘나’에게도 그렇고 힘든 삶을 버티게 해주는 마지막 자존심 같은 존재다. 반지하방은 주인공의 힘들도 어려운 삶의 상태를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으며 피아노는 그러한 삶에서 그들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작품 제목에 나오는 ‘도도한’이란 뜻은 잘난체 하며 주제넘게 거만하다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반지하방에 물이 차는 그 상황하에서도 피아노를 연주함으로써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자존감을 지키고자 하는 주인공의 처절한 노력인 것이다.
작가는 가난으로 점철된 어려운 환경에서도 형편에 어울리지 않는 피아노를 갖고 있지만 피아노를 치지 말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굴하지 않고 피아노가 빗물에 잠기는 상황에서도 주인공인 ‘나’가 과감하게 피아노를 치듯이 누구나 희망을 버리지 말고 자존감만은 지키고 당당하게 살아가자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민병식]
현) 한국시산책문인협회 회원
현) 시혼문학회 교육국장
현) 코스미안뉴스 칼럼니스트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2021 광수문학상
2022 모산문학상
2022 전국 김삼의당 시·서·화 공모 대전 시 부문 장원
2024 아주경제신문 보훈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
2025 원주생명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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