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아침 기상 레이더 영상에는 휴전선 일대와 북한 황해북도·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붉은색과 보라색의 강한 비구름대가 길게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수십㎜ 이상의 극한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최근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수문을 사전 통보 없이 개방한 사실을 확인했다. 2009년 북한의 무단 방류로 임진강 하류에서 우리 국민 6명이 목숨을 잃은 아픈 기억이 있음에도, 북한은 2013년 이후 사실상 사전 통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번 비는 단순한 장맛비가 아니라 국지성 집중호우의 양상을 띠고 있다. 휴전선 북쪽에 머물고 있는 강한 비구름대는 북한 지역에 상당한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산림 훼손과 열악한 하천 관리로 인해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농경지 유실과 산사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황해북도와 강원도 일대는 임진강 상류 유역에 속해 있어 댐의 수위 조절을 위해 추가 방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자연재해 피해를 외부에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성영상에 나타난 강수대의 규모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 주민들은 수해를 입어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도 중요하다. 임진강 수위는 북한 지역의 강우량과 황강댐 방류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정부는 필승교와 군남홍수조절댐 등의 수위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