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이 최저점임.”
“지금 팔로우하셈 어차피 하게댐.”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 ‘sejindelight’에 적힌 문구다.
일반적인 사업가나 인플루언서의 프로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표현이다.
해당 sejindelight 계정을 운영하는 김세진은 광고회사 운영자이자 소설가, AI 서비스 기획·개발자로 활동해온 사업가다.
그런데 그의 인스타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정제된 성공담이나 자기계발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돈과 성공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사업을 만들고 있는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심지어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까지 그대로 공개한다.
문체도 상당히 독특하다.
짧다.
직설적이다.
때로는 냉소적이고,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sejindelight에 올라오는 글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전제를 다시 질문한다는 것이다.
돈이 많으면 정말 성공한 것인지.
팔로워가 많으면 정말 영향력이 큰 것인지.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려갈 때 진짜 가치가 생기는 곳은 어디인지.
성공하는 방법보다 실패하게 만드는 습관을 먼저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김세진은 이런 생각들을 완성된 강의나 칼럼보다 머릿속에서 막 나온 생각에 가까운 형태로 공개한다.
최근에는 자신이 왜 sejindelight를 키우고 있는지도 직접 밝혔다.
“팔로워 숫자 모으려고 하는 거 아님.”
“앞으로 내가 가는 길에 필요한 사람들 만나려고 키우는 거임.”
그에게 인스타그램은 단순한 개인 SNS가 아니다.
앞으로 자신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투자자와 사업가, 운영자, 개발자, 창작자들이 모이는 공개 네트워크에 가깝다.
그리고 최근 그 목적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sejindelight는 자신의 다음 목표로
“Instagram, ChatGPT, Netflix급 글로벌 프로젝트”
를 언급했다.
동시에 그 목표를 위해 필요한 조건도 공개했다.
300억+@ 규모를 실제 집행할 수 있는 자본.
수십 명에서 수백 명까지 조직을 확장시킬 수 있는 운영 능력.
각 산업 최상단까지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다.
목표만 보면 지나치게 크다.
그런데 sejindelight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가 이번에 처음 사업과 창작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인물은 아니라는 데 있다.
김세진은 광고대행사 미도리마케팅을 운영하며 온라인 광고 사업을 전개했다.
미도리마케팅은 광고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블로그, SNS, 언론, 검색 및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운영해왔고, 이후 사업 영역은 AI 기반 광고 플랫폼 GRO.com, GRO AI로 확장됐다.
GRO.com은 AI가 고객의 업종과 예산, 목적을 분석해 광고 방향을 안내하고 실제 광고 상품 주문과 실행까지 이어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사업과 동시에 글도 썼다.
2024년 출간한 첫 소설 『삶, 범죄자의.』는 출간 이틀 만에 교보문고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보도됐다.
이어 『악마 벨라시오 1』을 출간했고, 출판사 페이지에서도 교보문고 소설 분야 순위 진입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보도에 따르면 자신의 작품 판매 수익 일부를 시설 및 고아원 아동 지원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AI 분야에서도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진 측은 광고 AI인 GRO AI를 비롯해 개인의 건강 기록을 장기간 기억하고 분석하는 AI 건강비서 MEDIXI AI, 고민과 상담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고미나AI 등의 서비스를 기획·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광고회사.
소설.
AI.
겉으로 보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하나의 방향이 보인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과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구조를 계속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것을 글로벌 규모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성공한 뒤 자신의 과거를 편집한다.
“사실 그때부터 나는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다.”
결과가 나온 뒤 과거에 의미를 부여한다.
sejindelight는 반대로 간다.
성공하기 전에 먼저 말하고 그 기록부터 남긴다.
당연히 위험하다.
실패한다면 거대한 선언도 그대로 남는다.
반대로 실제 결과가 만들어진다면 팔로워들은 성공 후 편집된 이야기가 아니라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본 사람이 된다.
그래서 이 계정은 성공한 사람을 구경하는 계정이라기보다,
“얘가 진짜 어디까지 가나”를 보게 되는 계정에 가깝다.
sejindelight의 자신감이 몇 년 뒤 웃음거리가 될지,
아니면 지금의 게시물들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초기 기록으로 다시 소환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이 가장 재미있는 시점인지도 모른다.
사진설명 | 인스타그램 ‘sejindelight’를 운영하는 김세진. 소설 『삶, 범죄자의.』, 『악마 벨라시오 1』을 출간하고 광고회사 미도리마케팅 및 AI 기반 광고 플랫폼 GRO.com 등을 운영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