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뉴스씬]
[뉴스씬 정민재 기자]국내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시장에서 듀켐바이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 쓰이는 주요 치매 진단제의 생산액 기준 점유율은 96.3%에 달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 출시 이후 관련 진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일라이 릴리의 치매 치료제 키순라까지 국내 도입을 앞두면서 추가 수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진단제 시장의 성장세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약 확대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생산액 점유율 96.3%…레켐비 출시 후 시장 53% 성장
듀켐바이오의 경쟁력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 공급 기반에 있다. 회사는 아밀로이드 PET 진단제 '비자밀'과 '뉴라체크'를 국내에 생산·공급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의 품목별 생산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생산액은 2023년 72억원에서 2024년 80억3000만원, 지난해 122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 약 12%였던 연간 증가율은 지난해 약 53%로 높아졌다.
성장세가 두드러진 시기는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레켐비의 국내 출시 이후다. 레켐비는 2024년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11월 국내에 출시됐다. 치료제 도입으로 환자 선별을 위한 아밀로이드 PET 검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진단제 시장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듀켐바이오의 두 진단제 생산액은 지난해 118억1000만원으로, 국내 관련 시장의 96.3%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두 제품의 매출도 45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두 제품 연간 매출의 약 61%를 채웠다.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은 209억원이었다.
치료제 시장의 확대가 진단제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후속 치료제의 도입이 이 같은 성장세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쏠린다.
키순라 국내 허가 주목…치료 중 검사 수요가 변수
다음 성장 동력으로 거론되는 약물은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허가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허가 여부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키순라가 주목받는 이유는 치료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처방정보에는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투약 종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치료 전 환자 선별에 그치지 않고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검사가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임상시험에서도 PET 검사가 주요 평가 수단으로 사용됐다. 키순라의 임상 3상 TRAILBLAZER-ALZ 2에서는 투약 전과 24주, 52주, 76주에 아밀로이드 PET를 시행했다. 2023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분석군에서 키순라 투여군의 76.4%가 76주 시점에 아밀로이드 제거 기준에 도달했다.
다만 임상시험의 검사 일정이 실제 진료 현장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환자별 상태와 안전성 평가, 향후 국내 허가사항 및 진료 기준에 따라 검사 방식과 횟수는 달라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진단제의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6월 비자밀과 뉴라체크의 허가사항을 개정해 항아밀로이드 치료 대상 환자 선별 관련 적응증을 추가했다. 국내에서의 적용 범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지만, 해외에서는 치료와 연계한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관련 수요 확대 사례가 나타났다. 뉴라체크 보유사의 당시 모회사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라이프헬스케어그룹은 실적 자료에서 뉴라체크 판매량이 전년보다 91.9%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랜티우스도 뉴라체크가 지난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아밀로이드 PET 진단제이자, 같은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레켐비 출시 이후 국내 진단제 시장이 성장한 데 이어 키순라까지 도입되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사 수요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를 실제 매출 증가로 연결하려면 국내 허가와 진료 현장의 검사 기준, 치료제 처방 확대 여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조기 진단 중요성 커져…치료 대상 확대가 관건
장기적으로는 조기 진단 수요도 주요 변수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모두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 단계의 환자를 치료 시작 대상으로 한다.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로, 2016년의 22.25%보다 6.17%포인트 높아졌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도인지장애 인구를 약 298만명으로 추정했다. 다만 경도인지장애 환자 모두가 항아밀로이드 치료 대상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치매 관리 정책 강화와 고령 인구 증가도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그러나 실제 진단제 시장의 성장 규모는 치료 대상 환자 수뿐 아니라 검사 접근성, 의료기관의 검사 역량, 보험 적용 및 진료 지침 등에 영향을 받는다.
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기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치료제 확산에 따른 진단 수요를 얼마나 매출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키순라의 국내 허가와 실제 처방 확대가 확인된다면 성장 기대에 힘을 보탤 수 있다.
26% 오른 뒤 조정…15일 다시 20% 급등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장 기대와 맞물려 듀켐바이오 주가의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지난달 21일 종가 6010원에서 이달 8일 7570원으로 10거래일 동안 26.0% 상승했다. 지난 7일에는 7800원으로 5월 18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2만2000주로, 앞선 비교 기간인 8월 1일부터 9월 21일까지의 약 3.1배에 달했다.
상승 과정에서는 거래량 증가와 기술적 지표의 변화도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25% 오른 7240원에 마감했고 거래량은 약 45만4000주를 기록했다. 이달 1일에는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이후 주가는 12~13일 하락해 13일 종가 6780원까지 내려왔다가, 14일 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5일에는 다시 급등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듀켐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0.00% 오른 82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 기록한 최고 종가 7800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듀켐바이오의 향후 주가 흐름은 신약 허가 기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키순라의 국내 허가 진행 상황과 실제 검사 수요, 진단제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장 점유율이라는 기존 경쟁력에 신약 확산 효과가 더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를 가늠할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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